尹 “나라빚, 방만 재정으로 GDP 절반 넘어… 13년만에 첫 예산 축소”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2023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재정건전성 유지 기조를 강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639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놓고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이라면서 “(내년은)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퍼주기 예산’을 남발하면서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월 16일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이후 이날 두 번째로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본예산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18분 28초 동안 진행됐다.
● 尹 “정치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 지적
이는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겨냥한 것이다. 국가 채무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660조2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임기 말인 올해 4월 말 기준 1075조7000억 원으로, 5년 새 400조 원 이상 늘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주변에도 이 수치를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퍼주기가 너무 심해서 내년에 긴축 재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교묘하게 국채 발행을 늘려 재정건전성을 크게 해쳤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채무를 증가시켜 재원을 조달한다는 뜻은 부담 자체를 미래 세대에 미루는 것”이라면서 “지난 정부에서 재정건전성 지표가 급격하게 나빠진 것은 많은 경제학자나 해외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 등 문재인 정부 역점사업 예산이 감액된 것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의 경제 철학 중 하나가 민간 주도로 혁신 경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약자 복지’, ‘미래 준비’ 예산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2023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예산이 반영된 점도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1조 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또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면서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해체기술 개발 등 차세대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장관석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