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2조5000억→2분기 8000억 건자재값 올라 공사비 늘어나고 저온 물류창고 수요 감소도 원인 수익률 떨어지자 준공 미루기도… 완공 물류센터 임대차도 위축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물류센터 투자가 주춤하고 있다. 건자재 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어난 데다 금리 인상으로 리스크가 커지자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면서 물류센터 거래 규모도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상업용부동산 컨설팅기업 젠스타메이트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2조5000억 원 규모였던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2분기(4∼6월) 8000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KB국민은행은 10월 부동산시장 리포트에서 “자금 조달 문제로 2분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40%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건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이 겹쳐 물류센터 수익률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는 건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해 예정됐던 준공 물량이 내년으로 미뤄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00이었던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8월 147.39(잠정치)까지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평(3.3m²)당 280만 원대였던 물류센터 공사비가 올해 400만 원대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업체 컬리어스 조재현 상무는 “지난해 물류센터에 총 1조5000억 원을 투자한 기업이 올해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올해 들어 선매입을 망설이는 투자자가 확실히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여주시의 1만5000평(약 4만9580m²) 규모의 한 물류센터는 최근 증축 투자 유치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향후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을 내 투자가 불발됐다.
완공된 물류센터의 임대차 거래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임대료를 원하는 임대인과 가격을 맞추지 못하는 임차인들 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한 물류센터에서는 임대인이 시세에 맞춰 10% 안팎으로 인상한 가격에 재계약하려 하자 기존 임차 업체가 계약을 포기해 다른 업체를 찾아 계약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팬데믹 시기 인기를 끌었던 저온 물류창고의 수요가 감소한 것도 물류센터 거래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저온 물류창고는 상온 창고에 비해 임대료가 두 배가량 높은 데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수요가 급증하며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정체됐다. 컬리어스 강지훈 부장은 “임대료를 상온 물류창고 가격으로 받거나 1년 계약하면 3개월 임대료를 감면하는 경우도 나온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데믹에 경기 침체가 겹쳐 물류센터 투자가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업용 부동산업체 JLL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는 좋은 위치와 시설을 갖춘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