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과 손잡고 우선협상자 선정 ‘휴젤’ 인수 이어 바이오사업 가속
GS그룹의 3차원(3D)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 인수가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보톡스 업체 휴젤을 사들인 GS가 이번 인수에 성공할 경우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신사업 확장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GS는 25일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과 구성한 컨소시엄이 메디트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GS는 공시를 통해 “향후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메디트는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2000년 창업한 국내 토종 기업이다. 3D 기술을 기반으로 치과용 스캐너와 관련한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회사다. 2019년 말 유니슨캐피탈이 지분 50%+1주를 3200억 원에 매입해 경영권을 가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1959억 원, 영업이익은 1032억 원이다.
이번 인수는 바이오 부문의 신사업 확장을 노리는 GS와 2019년부터 메디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칼라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GS는 2020년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부터 에너지와 유통 중심의 사업 구조를 에너지 전환, 순환경제, 바이오 등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허 회장은 주요 계열사 임원진 50여 명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사업 전략 보고회’를 열고 각 계열사의 주요 신사업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허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 회장은 신사업 전략 보고회에서 “불황과 경기 위축이 GS에 더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미래성장 전략의 핵심은 협력사와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역량을 가진 외부 파트너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에 이어 메디트 인수에도 성공할 경우 GS의 바이오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관련 바이오 기업들을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사업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