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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후보자, 사교육업체와 유착 의혹…교육부 “이익 대변 없어” 

입력 | 2022-10-25 23:10:00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교육격차 해소를 표방하며 2019년 설립한 사단법인이 사교육업체 대표의 출연금을 받아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단법인에 1억 원을 기부한 또 다른 에듀테크 업체는 기부금보다 많은 금액을 학습기기 대여료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공교육을 총괄하는 교육 수장이 에듀테크 등 사교육업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교육협회, 사교육업체 대표와 공동출연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아시아교육협회 설립 허가 자료에 따르면 에듀테크 관련 협회 대표 A 씨는 2019년 11월 아시아교육협회에 2400만 원을 출연했다. 이 후보자는 1900만 원을 출연했다. 이 후보자와 A 씨가 출연금을 4대 6의 비율로 나눠 낸 셈이다. 

아시아교육협회는 교육격차 및 불평등 해소, AI 활용 등 교육혁신에 대한 연구·경험 공유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이 후보자는 초대 이사장을 맡아 협회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A 씨는 전국에 수학학원 220여 곳과 초중고 종합학원 74곳을 운영 중이다. A 씨는 에듀테크 관련 협회장도 맡고 있다. A 씨는 이 후보자가 서울시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 출마했을 때 5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안민석 의원은 “A 씨가 사실상 이 후보자와 에듀테크 업체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사교육업체의 이해와 이익을 대변해 온 것이 아닌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인사청문 준비단은 이 후보자가 사교육업체의 이익을 대변한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인사청문 준비단은 “법인 초기 운영 재산은 출연금이 아니라 기부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자는 무보수 비상근 이사장으로 재직했고, 후보자 지명 즉시 이사장직에서 사임했다”며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1억 기부받은 업체에 기기 대여료 1억3600만 원 지급


또 다른 사교육업체와의 유착 의혹도 불거졌다. 

25일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아시아교육협회 연구 지출내역에 따르면 협회는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연구에 에듀테크 업체 아이스크림에듀의 학습기기를 쓰고 대여료를 지급했다. 

이 업체는 2020년 협회에 1억 원을 기부한 곳이다. 협회는 이후 6건의 연구에 기기를 대여해 준 대가로 1억3600만 원을 지급했다. 기부금보다 많은 대여료를 지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인사청문 준비단은 “해당 업체의 학습기기를 선정한 것은 지자체 등 연구 및 사업을 발주한 기관의 수요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기 임차 비용 등을 고려해 연구진들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브랜드 개편 기자간담회를 연 아이스크림에듀 박기석 회장은 1억 원을 기부한 이유에 대해 “해외 진출을 위해 협회와 협력관계를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뤄진 것은 없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장관을 한 번 했는데 또 장관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장관 지명 후) 협회와 일을 하기 어렵게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