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테헤란대 등서 경찰과 충돌 시위탄압 민병대엔 “꺼져라” 맞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후 의문사한 이란의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가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젊은 여성들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최고 명문 테헤란대, 샤리프공대 등 유명 대학 곳곳에서 여학생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히잡을 벗은 채 국기를 흔들며 남학생 전용 식당에 들어가 “우리는 수치스러운 일과 폭력 행위에 항의한다”며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1979년 이슬람 혁명 후 이란 대학에서는 남녀 학생의 식사 장소가 분리돼 있다. 일부 대학은 강의실도 나눠서 운영한다.
중부 파르스주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여학생들이 “바시지 민병대는 꺼지라”고 외치는 동영상도 퍼지고 있다. 혁명수비대 산하 육군 조직인 이 민병대는 반정부 시위 탄압으로 악명이 높다.
24일 이르나통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최근 시위에 가담한 516명을 공공질서 교란 혐의 등으로 기소해 재판에 부치기로 했다. 이 중 4명은 ‘신에 반하는 전쟁’을 일으킨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미 CNN은 이란이 오랜 적대 관계인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다며 사우디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