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동규-남욱 등 진술 확보 “南이 12억 받은 뒤 柳가 일부 전달” 柳,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 도와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유 전 직무대리와 남욱 변호사(수감 중) 등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이 돈의 전달 경로와 사용처 등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A사의 대표 이모 씨가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에게 12억 원가량을 전달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 A사는 2014년 대장동 일당이 시행을 맡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A2-8블록) 분양대행을 맡았고, 이후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시행을 맡은 대장동 5개 블록 아파트 분양 대행을 독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그동안 유 전 직무대리는 자신이 받은 3억6000만 원의 사용처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1억 원과 5000만 원을 각각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은 당시 성남시의원 재선을 준비하던 중이었고, 정 실장은 이재명 캠프에서 재선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돈에 대해 “새발의 피”라며 그 외에도 추가로 건넨 돈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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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변호사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 전 직무대리에게 3억6000만 원을 건넸다고 검찰에 처음 진술한 건 지난해 10월 19일이었다. 당시 유 전 직무대리는 남 변호사를 거쳐 김만배 씨로부터 전달받은 돈의 용처에 대해선 함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 전 직무대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해당 자금이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게 건너간 선거자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직무대리는 25일 취재진과 만나서도 “성남에 있을 땐 당연히 다 (이재명 대표) 지시를 받았다”며 이 대표 및 최측근 그룹에 대한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검찰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와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이 2013년부터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지속적으로 만든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부원장과 정 실장 등이 2014년 지방선거 이후 다른 선거 때도 자금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회계사가 급히 현금으로 쓸 돈이 있어 9억여 원을 빌려간 것으로 안다. 당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직후라 쓸 수 있는 현금이 없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 9억 원이 대장동 인허가 등 로비 목적으로 사용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남 변호사도 지난해 9월 자신이 소유한 천화동인 4호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을 담보로 자신이 실소유한 A법인으로부터 15억6000여만 원을 빌렸다. 법조계에선 해당 자금이 20억 원의 대선자금을 요구한 김 부원장 측에게 전달하기 위한 비자금 용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25일 김 부원장을 사흘째 연달아 불러 조사했고, 유 전 직무대리와 김 씨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지난해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김 부원장과 만나 1억 원을 건넨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 김 부원장 차량 안에서 3억 원과 2억 원을 전달하는 등 총 6억여 원을 현금으로 건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 변호사와 유 전 직무대리 사이에서 돈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정민용 변호사는 돈이 건네진 시기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김 부원장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가 건넨 돈은 총 8억4700만 원이었지만 유 전 직무대리는 1억 원은 직접 쓰고, 1억4700만 원은 남 변호사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관계자들을 불러 김 부원장이 받아간 6억 원의 용처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25일 유 전 직무대리에 대해 신변보호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