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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유해, 소나무관 안치돼 뤼순 감옥 매장” 가능성 첫 확인

입력 | 2022-10-26 10:41:00


안중근 의사가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사살 후 중국 뤼순감옥에 수감됐을 당시 찍은 사진. 동아일보DB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소나무관에 안치돼 중국 뤼순 감옥 공동묘지에 묻혔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가보훈처는 26일 안 의사 유해의 행방과 장례 절차를 보도한 중국 신문 기사를 찾아 공개했다. 해당 자료는 국가보훈처와 주상하이총영사관이 일제강점기 시절 중국에서 발행된 신문 및 간행물에서 찾은 독립운동과 관련된 3만여 매의 기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굴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훈처가 공개한 중국 만주 지역 발행신문 ‘성경시보’ 1910년 3월 30일 자는 안 의사의 둘째 동생인 안정근 지사가 안 의사의 유해를 한국에 옮겨 매장할 수 있도록 일본당국에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사실과 정황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공개한 성경시보 1910년 3월 30일 자.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성경시보는 “일본이 요청을 거절한 후 안정근 지사는 당시 안 의사와 일정한 친분이 있었던 형무소 관리자에게 간곡히 부탁했다”면서 “이에 형무소 관리자는 하얼빈의 소나무로 만든 관에 유해를 안치하고 조선 예법에 따라 고별식을 치르도록 허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기사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의 안치 내용과 행방을 중국 만주 현지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형무소 관계자의 회고록, 일본 정보보고서를 통해 안 의사 유해가 중국 다롄의 뤼순감옥 묘지, 원보산지역 또는 그 지역 인근 중국 단독 발굴지역 등 3곳 중 한 곳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안중근 의사 연구 권위자 오영섭 박사는 “안 의사의 관을 하얼빈산 소나무로 제작했다는 내용은 처음 밝혀진 귀중한 사실”이라면서 “안 의사의 유해 찾기에 있어서 작지만 유익한 단서를 얻은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