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 달러 초강세로 투자 지형 급변
게티이미지코리아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17일부터 한 주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는 92억1000만 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채권형 펀드에서는 121억9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글로벌 주식형 펀드는 신흥시장에서는 4억6000만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선진시장에서는 96억7000만 달러의 순유입을 보였다. 특히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만 118억5000만 달러가 몰렸다. 달러화 강세와 이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노리는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 주식형 펀드 시장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달러화 표시 자산, 특히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미국 주식을 담보로 국내 주식에 투자해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도 추천됐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현재 미국 주식은 무조건 보유해야 하며, 좀 더 위험을 안을 수 있다면 달러 자산을 담보로 국내 주식을 사야 한다고 고객들에게 조언하고 있다”며 “미국 주식 담보 이자율보다 높은 배당주를 매수해 추가 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간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국내 주식을 사기에 좋은 기회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환율 수준을 감안하면 원화 자산의 투자 매력은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달러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경우 일부 금액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지수 또는 저평가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이후 달러 강세가 꺾인다면 수입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의 주가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환율 하락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 업종으로는 음식료업이 지목됐다. 황 센터장은 “달러 강세가 꺾인다면 생활에 필수적인 음식료 업종이 투자에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글로벌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등으로 원자재 수급에 영향이 미칠 경우를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