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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주식 증여하려면 재무제표로 가치평가 먼저 해보세요”

입력 | 2022-10-27 03:00:00

[Money&Life]
비상장법인 주식 증여 TIP
① 증여세 부담 줄이기
② 양도 고려하기




지난해 신고된 증여 건수는 27만5592건, 총 결정세액은 8조9715억 원이었다. 2012년과 비교해 증여 건수는 201%, 결정세액은 177% 증가했다. 직전 연도인 2020년에 비해서도 증여 건수는 50.1%, 결정세액은 59.2% 늘었다. 2016년 이후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증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여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주로 부동산 증여를 고려하는데, 대부분 현재 부동산 시세가 얼마인지, 과거와 비교해 얼마나 변동이 있었는지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을 증여하려는 고객과 상담을 할 땐 증여세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이에 대비한 전략을 제시하기도 쉽다.

법인 주식의 증여 상담은 정반대다. 고객 다수가 집보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법인의 가치가 얼마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증여를 위해 준비해야 할 세금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어렵고, 고객이나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가나 의사결정을 하기 힘들게 된다.

물론 비상장법인의 주식은 부동산에 비해 시세 파악이 어렵다. 부동산처럼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볼 수도 없다. 거래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가족을 제외한 누군가에게 회사 지분을 넘기기 힘들 수 있다. 또 예상치 못하게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다면 가업 승계에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재산에 비해 더욱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사업 기간이 긴 법인이라면 법인의 주식 가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체계적인 가업 승계를 계획할 필요가 있다.

비상장 주식회사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라 가치를 평가한다. 최근 3년간 1주당 순손익가치와 직전 연도의 1주당 순자산가치를 2 대 3(부동산 과다법인은 3 대 2)으로 가중평균 계산한 값과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 중 큰 값을 기준으로 삼는다. 순손익가치는 직전 연도 당기순이익의 3배, 2년 전 당기순이익의 2배, 3년 전 당기순이익의 1배의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한다. 따라서 직전 연도의 당기순이익에 따라 순손익가치의 변동이 커질 수 있다.

즉 비상장기업의 주식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은 당기순이익과 순자산의 증가다. 반대로 당기순이익과 순자산이 감소한다면 주가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동일한 지분을 증여할 때 증여세 부담이 비교적 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글로벌 경제의 급격한 변동 때문에 당기순이익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주가 가치 하락이 예상된다면 내년 지분 증여를 적극 고려해볼 수 있다. 또 법인 명의의 부동산을 처분할 계획이 있다면 지분 증여 이후에 매각하는 게 좋다. 대개 부동산은 재무제표에 기록된 가치보다 높게 거래되기 때문에 처분 시 주가 상승의 요인이 돼 증여세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여할 지분 가치가 일정 금액 이상이라면 양도도 고려해야 한다. 보통 가족 간에 재산 이전을 한다고 하면 증여를 떠올리지만 비상장법인 주식의 지분 변동은 금액에 따라 증여보다 양도가 세금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증여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최저 10%에서 최대 50%까지다. 반면 비상장 주식의 양도세율은 대주주라면 20%, 과세표준이 3억 원을 초과하면 최대 25%까지 부과된다. 즉 증여를 고려하는 재산 평가액의 증여세율이 30%를 넘어간다면 세금 측면에서 양도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성인 자녀 증여 공제 5000만 원을 고려하더라도 증여세율이 30%를 초과하는 구간부터 증여보다 양도가 유리할 수 있으므로 유불리를 다각도로 검토해봐야 한다.

물론 이러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주식의 가치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지금 당장 주식 가치를 평가하려면 중간결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내년 3월 법인세 신고를 위해 정기결산을 할 때 산출되는 재무제표를 통해 주가 가치를 평가해보길 권한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미래에 순이익과 순자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주가 가치 상승으로 인해 승계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므로 전문가 상담을 통해 승계 계획을 점검해봐야 한다.


구성규 한화생명 경인지역FA센터 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