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인권위가 최근 논의되고 있는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조정에 대해 바람직 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국회에 발의돼 있는 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을 하향하는 내용의 ‘형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소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권위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나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유엔(UN)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등 국제인권기준이 요구하는 소년의 사회 복귀와 회복의 관점에 반할 뿐 아니라 소년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한 실효적 대안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소년범죄의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해서는 소년비행 원인의 복잡성·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아동 발달 특성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고, 아동사법제도의 각 단계에서 문제점을 분석해 소년범죄에 통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오늘날 소년범죄와 관련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소년 사건 재범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법무부 장관에게 소년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소년분류심사원, 소년원, 소년교도소 등 교화·교정시설의 확충 ▲소년을 담당하는 보호관찰관 인원 확대 ▲임시조치의 다양화 및 교화프로그램 개선 등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의 연령 상한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촉법소년들의 강력범죄가 해마다 늘면서 연령 상한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만 12세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6월부터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개정 작업에 나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실제로 입법화되더라도 흉포 범죄 위주로 형사 처벌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다른 범죄는 소년부 송치 등으로 대부분 처리돼 범죄자 양산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