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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병력 부족으로 고전하는 러시아가 전직 아프가니스탄 특공대원들에게까지 러시아군 입대를 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군하고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생활고에 시달리는 전직 엘리트 군인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아프가니스탄 육군 특전부대 출신들에게 왓츠앱, 시그널 같은 메신저앱을 통해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제의하고 있다고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아프간 특전부대는 지난 20여 년간 미 해군 특수부대나 영국 특수공군과 연합훈련을 하며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 등을 상대로 대(對)테러작전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집권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고위 장교 수백 명은 국외로 피신했지만 일반 대원 2만~3만 명은 사실상 버려졌다는 것. 일부는 탈레반의 살해 위협 같은 보복을 피해 이웃 나라로 도피했다. 한 전직 군인은 FP에 “20년간 미국과 영국을 위해 싸웠는데 지금은 죄수처럼 숨어 지낸다”고 말했다.
FP는 “고도의 전투력을 갖춘 이들이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다면 러시아군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아프간 전직 육군 대위는 1979년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해 10년간 전쟁을 벌였던 과거를 언급하며 참전 제안에 (대원들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