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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보다 아차…지하철역 발빠짐 2030이 절반 넘어

입력 | 2022-10-26 15:20:00


# A 씨는 출근길에 주변소음 차단 기술인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이어폰으로 휴대전화 영상을 시청한다. A 씨는 평소처럼 휴대전화에 시선을 두면서 승차하다가 발빠짐 사고를 당했다. 승강장에서는 주의 방송이 반복 재생됐지만 A 씨는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어 이를 듣지 못했다. A 씨는 주변 승객의 도움을 받아 틈에서 벗어났지만 허벅지에 큰 부상을 입어 출근하지 못하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서울교통공사는 26일 이 같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최근 3년 간(2020년~2022년 9월) 지하철 승강장 발빠짐 사고가 136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승객의 연령을 보면 20대와 30대 사고가 각각 43건(31.6%), 35건(25.7%)으로 많았다. 사고 승객 절반 이상인 57.3%가 20~30대였던 셈. 이어 50대 14건(10.3%), 40대 13건(9.6%), 60대 11건(8.1%) 순이었다.

보통 ‘역사 내 넘어짐 사고’ 등 지하철 안전사고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발빠짐 사고의 경우에는 20~30대 승객이 많았던 것이다.

공사는 ‘주의 분산’을 주된 사고 원인으로 봤다. 공사 관계자는 “사고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들은 귀에) 이어폰을 착용해 안내 방송 등 주변 소리를 잘 듣지 못했다”며 “탑승할 때 스마트폰을 쳐다보느라 시선이 집중돼 미처 연단 간격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 주된 사고 발생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승강장과 열차의 틈이 없다고 인식해 사고를 겪은 이들도 있었다. 따라서 그간 해왔던 발빠짐 안내 방송, 고휘도 경광등 외에 홍보물 부착 등을 통해 발빠짐을 경고하면 사고 빈도가 줄 것으로 공사는 기대했다. 공사 관계자는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틈이 있다는 사실을 승객이 정확히 인식할 시, 사고가 상당 부분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향후 발빠짐 사고가 잦은 21개역 500개 승강장에 주의 포스터를 부착할 계획이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시민 안전과 지하철 이용 편의 확보를 위해 앞으로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