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이 중기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하며, 향후 2년 동안 무역수지 적자 폭을 68억 달러 축소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26일 현안분석 자료인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원화가치 하락은 중기적으로 수출금액이 확대되며 무역수지 적자 폭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경제학 관점에서 통상적으로 원화가치 하락은 국내 생산품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 증가, 수입 감소, 무역수지 흑자 폭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 수출 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원화가치가 하락하지 않았을 경우, 현 수준보다 더 큰 폭의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했을 것임을 시사한다.
김 연구위원이 환율이 상품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원화가치 하락은 단기적으로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모두 감소시키며 수출보다 수입금액 감소 폭이 더 컸다.
수출의 경우 원화가치가 하락해도 달러 기준 가격은 1년 동안 시차를 두고 서서히 조정돼 수출 물량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중기적으로는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서 달러 기준 수출금액이 점차 확대되고, 수입물량은 감소 폭이 줄면서 달러 기준 수입금액의 감소세가 둔화됐다.
원화가치가 1%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수출금액은 0.51%, 수입금액은 0.74% 감소하지만, 중기적으로 수출금액이 0.52% 증가하고 수입금액은 0.26%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단기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유발하고 있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이 무역수지 적자를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무역수지 적자 폭을 완화하며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조정의 영향이 점진적으로 나타나면서 최근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향후 2년 동안 무역수지 적자 폭을 총 68억 달러 축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현재까지의 환율 변동이 앞으로 무역수지에 미칠 영향이다.
이어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과 함께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정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환율의 거시경제 안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제상품 교역에서 원화거래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