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유층 자산매각…경제 불확실성과 부유층 제재 확대 우려
AP/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최측근들을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에 포진시키며 3연임을 확정한 다음날인 24일 상하이의 고급 주택 가격이 하루 만에 30~40% 떨어졌다고 대만 쯔유(自由)시보가 26일 보도했다. 시 주석 1인 독재 우려로 ‘차이나 런(중국 회피·차이나와 뱅크런의 합성어)’이 시작된 가운데 중국 내 부유층들이 먼저 자산 매각에 나섰다고도 전했다.
쯔유시보는 “상하이의 고급 주택 화산샤두위안(華山夏都園)이 지난달에 6000만 위안(약 117억 원)에 팔렸지만 24일부터 3599만 위안(약 70억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하룻밤 만에 가격이 40% 이상 떨어졌다”고 전했다. 화산샤두위안은 유명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의 부인인 중국 배우 류자링이 살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쯔유시보는 상하이 부유층들이 모여 살고 있는 다른 지역의 고급 주택도 지난달 5500만 위안(약 107억 원)에 팔리던 것이 3000만 위안(약 58억 원)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쯔유시보는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부유층에 대한 제재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부유층들이 집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려고 하면서 집값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시장 성향의 리커창 총리가 퇴진하고 민간 영역 통제를 강화해온 시 주석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공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의 심복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가 총리에 내정되자 상하이에 대한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리창은 4월 경제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두 달 이상 상하이를 봉쇄했다.
쯔유시보는 이 같은 현상이 상하이 주변 장쑤성, 저장성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중국 내 부유층들의 탈중국 현상이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기간 동안 부유층들이 자산을 싱가포르로 반출하고 싶다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부유층의 탈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