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투자 악화] 환율 전망-업종별 영향 분석 “반도체서만 10조 영업익 감소” 기업 체감경기 20개월만에 최저
한미 기준금리 차가 1.25%포인트까지 벌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반도체, 화학, 철강, 항공 등 주요 업종 상장사들은 내년에 총 16조 원 규모의 추가 영업손실을 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 미국의 11, 12월 기준금리 인상 폭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연말에 최대 1540.8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6일 본보 의뢰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별로 ‘환율 전망 및 업종별 영향’을 분석했다. 한경연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1, 12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과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한 차례씩 밟거나, 두 번 모두 빅스텝을 밟는 2가지를 가정했다. 한국은행의 경우 11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또는 빅스텝을 가정했다. 이를 교차시킨 4가지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미 기준금리는 현재(0.25%포인트)보다 0.5%포인트에서 1.0%포인트까지 더 벌어질 수 있다. 한경연은 시나리오별로 분석했을 때 올해 말 원-달러 환율은 최소 1485.4원에서 최대 1540.8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날 기준 1422원에서 최소 65원, 최대 110원 이상까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경연은 7개 대표 업종 상장사 총 326개를 대상으로 환율이 1540.8원까지 오를 경우 실적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이 경우 반도체 업종(75개)에서만 10조1100억 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핵심 소재와 장비의 가격이 오르는 데다 수출 물량이 줄어들어서다. 타 업종의 추가 이익손실 예상치는 철강(46개) 3조1510억 원, 항공(4개) 2조2268억 원, 석유화학(82개) 1조496억 원 등이었다. 4개 업종 207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환율 상승만으로 최대 16조5000억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 것이다. 반면 조선, 자동차, 건설 등 3개 업종 119개 상장사가 환율 상승으로 이득을 보는 규모는 2조2200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