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밑그림을 그려왔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5년간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통신 등의 분야에서 총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미래 산업 구조 재편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최근 행보가 1990년대 디지털 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일본의 전자 산업을 뛰어넘었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운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사말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2.5.2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더 큰 시장과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과 고민이 담긴 조치였다. 인텔, 엔비디아,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공룡과 맞서기 위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자는 취지다.
이 회장의 ‘반도체 비전’이 달성되면 삼성은 메모리 초격차를 넘어 반도체 3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450조 원 투자 발표 당시 “한국에 삼성전자 규모의 기업을 하나 이상 신규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고양=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장기적 안목으로 첨단 통신장비 중장기 투자를 챙기면서 이동통신 사업은 ‘반도체 신화’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