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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도 쓰는 ‘구강 테이프’…“이 경우엔 매우 위험”

입력 | 2022-10-27 19:00:00

tvN, JTBC


국내 예능프로그램에서 자기 전 입에 붙이는 구강 테이프의 효과를 홍보하는 장면이 다수 방영됐다. 미국에서는 구강 테이프 사용을 권장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구강 테이프 사용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전 의료진의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켁 의과대학 라지 다스굽타 임상의학과 교수는 구강 테이프에 대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멈추는 증상으로, 가장 흔한 수면장애 중 하나다. 라지 다스굽타 교수는 “구강 테이핑의 이점에 대한 증거는 제한적”이라며 구강 테이프를 붙이기 전에 전문의의 진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확산 중인 다수의 영상에서 구강 테이프의 위험성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CNN은 짚었다. 매체가 살펴본 관련 틱톡(TikTok) 영상에는 구강 테이프의 이점만 담겨 있을 뿐 해로울 수 있다는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것. 한 사람은 구강 테이프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유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사용 이유에 대해 “사실 잘 모르겠다. 틱톡에서 봤는데, 이점은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잠을 잘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KBS

국내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구강 테이프는 여러 차례 소개됐다. 연예인들이 수면의 질 개선 등 구강 테이프의 효과를 봤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실제 구강 테이프는 신경을 자극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수면 중 코 호흡이 중요한 이유는 코가 공기를 정화하고,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입으로 호흡하면 목이 건조해져 통증이 동반될 수 있고, 호흡기관이 망가질 우려가 있다. 수면의 질 또한 낮아진다.

문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구강 테이프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슬립수면클리닉에 따르면 숨이 막힐 때는 빨리 입을 벌려서라도 숨을 쉬어줘야 하는데, 입을 막고 있으면 바로 입을 벌리기 힘들어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 테이프 사용 전 수면무호흡증이 있는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 라지 다스굽타 교수는 “이러한 문제는 구강 테이핑 전에 먼저 평가되고 해결돼야 한다”며 “코 스트립(nasal strip), 내비확장기구(internal nasal dilators) 등 구강 테이프 외에 코골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많은 옵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강 테이핑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면, 범죄자의 인질처럼 수평으로 테이핑하지 마시라”며 “수직으로 약간만 붙이면 된다”고 조언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