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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 3호선 ‘하늘열차’타고 도심 구석구석 누벼요

입력 | 2022-10-28 03:00:00

[대구 가을 여행]
국내 최초 모노레일 도시철도 운영… 대표적인 관광명소 하늘에서 구경
서문시장-수성못으로 이동도 가능… 열차 한 편을 빌려주는 이벤트도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대구교통공사 제공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을 타면 도심 풍경을 즐기며 하늘길을 달릴 수 있다. 약 10m 높이의 철길에 매달려 움직이는 모노레일이 마치 저공비행하는 새처럼 대구 도심 구석구석을 누빈다. 모노레일이 지날 때마다 대구는 깊숙이 숨겨뒀던 속살을 내보이듯 다양한 비경을 선사한다. ‘달리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광은 밤낮으로 다채롭고 역동적이다. 대구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꼭 도시철도 3호선을 타볼 것을 권하는 이유다.


○ 하늘열차 타고 만나는 다이내믹 대구


국내 처음으로 모노레일로 건설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2015년 개통했다. 대구 북구 동호동에서 시작해 서구, 중구를 지나 수성구 범물동까지 23.95km(영업거리 23.1km) 거리로 환승역 2개 역을 포함해 모두 30개 역사를 통과한다.

현재 도시철도 체계로 모노레일을 운영하는 곳은 전국에서 대구가 유일하다. 개통 당시 기대보다 염려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며 현재 대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달리는 전망대’ 혹은 ‘하늘열차’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10m 상공에 레일을 따라 대구 도심을 남북으로 내달리며 다채로운 풍경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어른 기준 운임 1400원을 지불하면 편도 48분 동안 시내 구경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출발한 모노레일이 매천시장역을 지나 금호강 횡단교에 다다르면 첫 번째 명소와 만난다. 강철줄로 만들어진 현수 케이블은 비상하는 대구의 생동감을 상징한다. 야간에는 횡단교에 푸른빛과 흰빛의 경관조명이 켜져 환상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달성공원역에서는 대구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달성공원의 관풍루를 조망할 수 있다. 옛 경상감영의 정문격인 관풍루는 매일 오전 5시와 오후 10시 풍악을 울리며 열고 닫혔던 관문이다.

대봉교역을 지나 신천횡단교를 건널때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모노레일 양 옆 바깥 아래로 신천을 조망할 수 있다. 야간에는 경관조명을 밝혀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밤에 즐길 수 있는 신천 야경도 매력적이다.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수성못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모노레일 아래로 펼쳐진 역동적인 대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대구에서 차량통행이 많은 대표적인 곳으로 밤낮으로 역동감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 역마다 걷고 싶은 길도 다양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곳곳에는 볼거리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길도 많다. 칠곡경대병원역 인근 칠곡 서리못은 낚시꾼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둘레길이 잘 갖춰져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학정역 인근 함지근린공원은 지역 주민들에게 정서적인 휴식공간과 다양한 행사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공원 외곽에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있다. 칠곡운암역 인근 운암지 수변공원은 저수지를 자연 그대로 보존한 환경친화적인 공간이다.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나무를 비롯해 각종 경험과 놀이를 할 수 있는 체험시설도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서문시장도 3호선 모노레일 역과 바로 연결된다.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다음 역사 아래에 있는 달성공원은 대구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동물원과 수목원도 자리 잡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찾기에 제격이다. 수성못역에서 내리면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수성유원지로 갈 수 있다. 산책로와 놀이공원 등이 있고 핫플로 유명한 카페들이 즐비해 대구시민들의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 하늘열차에서 하는 특별한 프러포즈


대구도시철도 3호선을 운영하는 대구교통공사는 모노레일을 통째로 빌려주는 ‘이벤트 열차’도 운행한다. 지역 관광산업 발전과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마련한 이벤트다. 기본 운임은 편도 33만 원, 왕복 66만 원이다.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용지역까지 48분 30초 동안 빌릴 수 있다.

기업이나 학교, 유치원 등에서 이벤트로 이용하거나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프로포즈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대구 지역의 한 청년이 사귀는 여성에게 프러포즈를 하고자 열차 한 편을 통째로 빌린 일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특별한 나들이 추억을 마련해주기 위해 열차를 통째로 빌려 마술쇼와 간식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출퇴근 시간은 제외하고 주말 공휴일 등도 열차 운행에 제한이 없는 범위 내에서 빌릴 수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부서에 문의하면 된다.


 

“통합교통서비스 도입해 편의성 높일 것”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 인터뷰


“대구 시민과 관광객들이 훨씬 편리하게 이용하는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사진)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 무척 떨린다.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민선 8기 공공기관 혁신정책에 따라 대구시의 도시철도 운영과 건설 기능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대구교통공사의 초대 사장으로 이달 초 취임했다. 그는 지역에서 손꼽히는 교통전문가로 통한다.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비수도권 대학 교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교통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6년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당시에는 도시철도 중심의 환승 체계라는 버스 노선 개편의 틀도 김 사장의 손을 거쳤다.

김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고강도 경영 혁신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조직 개편을 통해 인건비와 경상경비를 최대한 줄이는 등 내년 20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요즘 공사가 쓰는 비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그는 “불필요한 지출을 막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돈을 어디 쓰는지 꼼꼼히 살펴보면 업무 파악도 잘 된다”며 “도시철도 3호선 교각을 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등 수입 증대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대구 대중교통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결책도 함께 제시했다. 김 사장은 “지금은 집에서 도시철도역까지, 또 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매우 불편하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많은 것 같다. 환승 체계가 여전히 미흡하고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도시철도를 연계하는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버스와 도시철도뿐만 아니라 수요 응답형버스와 마을버스, 자전거, 개인형이동장치까지 연계하는 통합교통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기존의 해외 사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 계획이다. 김 사장은 “싱가포르 육상교육청(LTA)이 발주한 전동차 품질 검사 사업을 수주했고 파나마 진출 사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시장 확장이 쉽지 않겠지만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도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과 장학회 등을 통해 공사만의 특징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