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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설비, 글로벌 공급망 시행하면 에너지 단가 절감할 수 있어

입력 | 2022-10-28 03:00:00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금지 등
국가 간 제한된 공급망 시행 땐 글로벌 공급망 대비 비용 25% 증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 추세… 에너지 단가 줄이려면 규제 없애야



태양광 발전 등 기술 개발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용을 낮추려면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공개한 ‘2021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용이 1년 전보다 각각 13%,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태양광 기술 개발, 풍력 터빈 대형화 등이 발전비용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가 핵심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요한 장비나 설비를 개별 국가 차원에서 수급하기보다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 글로벌 공급망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비용 낮춰야

강 허 미국 스토니브룩대 기술 및 사회학과 교수는 국유화된 공급망보다는 글로벌 공급망이 태양광에너지 생산단가를 낮추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26일자에 발표했다. 태양광 모듈 생산자의 공급을 제한하는 현재의 접근 방식에 비해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면 수십억 달러의 설치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수급 계획과 관련된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국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 2021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78%를 차지하며 독점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은 올해 6월부터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폴리실리콘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태양광 패널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전 세계 생산량 가운데 40%가 신장에서 생산된다. 유럽연합(EU)도 중국 태양광 소재 수입 중단을 검토하는 동시에 수입하는 태양광 소재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태양광에너지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이 같은 국가 간 제한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글로벌 공급망은 국가적 이해에 따른 규제 없이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허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설치된 태양광 모듈을 기반으로 국가 간 제한된 공급망과 글로벌 공급망을 이용할 때의 비용 차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하면 미국은 240억 달러(약 34조2000억 원), 독일은 70억 달러(약 10조 원), 중국은 360억 달러(약 51조3000억 원)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간 제한된 공급망을 이용할 경우 2030년 태양광 모듈의 가격이 글로벌 공급망으로 공급하는 것보다 25% 이상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 발전설비 성능 개선으로 신재생에너지 단가 하락

IRENA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79%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1년 전보다 81%나 늘었다.

경제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IREN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태양광에너지 발전비용은 약 85%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에도 발전설비의 성능 개선으로 이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 세계 에너지 생산에 대한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모든 시나리오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할 것으로 평가됐다”며 “주요 시나리오에 따르면 2018년 예상치에 비해 2040년까지 43% 더 많은 태양광에너지를 활용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반면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알려진 화석연료 사용량은 주춤한 추세다. IEA는 19일(현지 시간) 2022년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338억 t으로, 지난해보다 3억 t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 전년 대비 20억 t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량이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에 비해 태양광과 풍력에너지 발전량은 2022년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파티흐 비롤 IEA 사무총장은 “태양광과 풍력에너지가 일시적으로 석탄 사용 증가를 상쇄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동아사이언스 기자 ya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