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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동규 돈 요구에… 김만배, 5억 주며 “걸리면 다 죽어”

입력 | 2022-10-28 03:00:00

작년 2월 김용 20억 요구 시기
‘남욱 8억’ 외 다른 모금 가능성… 金 “어제 5억줬는데 또 대들어”
柳, 2020년 6월에도 남욱에 “내가 판깨면 니들 끝” 돈 요구



지난 21일 ‘대장동 특혜 비리’ 관련 재판을 받기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2022.10.21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지난해 2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현재 나온 것(배당된 돈)을 어떻게 좀 해달라”며 거액을 요구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는 유 전 직무대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으로부터 대선자금 20억여 원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던 시기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8억여 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전달받았던 만큼 김 씨를 통해서도 대선자금을 마련하려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유동규, 지난해 초부터 배당금 요구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유 전 직무대리가 지난해 2월 초 김 씨에게 거액을 요구한 단서를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2월 1일 정 회계사에게 전화를 걸어 “뭘 좀 상의하려고 한다”며 “동규 말이야. 이제 현재 나온 것(배당된 돈)을 어떻게 좀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유 전 직무대리가) 엄청나게 대든다”며 “어제도 현찰 1억, 수표 4억으로 총 5억 원을 줬다”고 했다. 김 씨는 또 “내가 현찰로 주겠다. 수표로 (주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실소유한 법인에) 투자를 자꾸 해 달래”라며 “(유 전 직무대리에게) 대선 전 투자해 놨다가 저 돈이 이동했다는 걸 알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너 이거 걸리면 네 명 다 죽어’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대선 경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위험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해 1월 31일 경기 수원시 자택 인근에서 유 전 직무대리에게 1000만 원권 수표 40장과 현금 1억 원 등 총 5억 원을 준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불법 대선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장동 사업으로 1400억 원 가까운 거액을 배당받은 김 씨에게 돈을 요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 전달 의혹에 대해 “나와는 상관없고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내가 판 깨면 니들 모두 끝”
유 전 직무대리는 2020년 6월에도 남 변호사를 만나 “내가 판 깨면 니들 모두 끝”이라면서 협박성 발언을 하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는 지난해 검찰에 낸 자술서에서 “2020년 6월 중순경 어느 날 저녁에 유 전 직무대리 집 근처인 수원시 술집에서 남 변호사와 셋이 만났다”며 “유 전 직무대리가 ‘돈 벌었으면 형 용돈도 주고 그래야지. 막말로 나는 니들한테 아직 돈 받은 게 없고 내가 판 깨면 니들 모두 끝이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 전 직무대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20년에도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수천만 원의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정 실장과 김 부원장 등에게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장동 일당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정 실장과 김 부원장 등이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전달받은 돈의 흐름을 추적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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