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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토막’ 카카오, 3000억 EB 조기상환 폭탄 터질까

입력 | 2022-10-28 05:54:00




카카오가 약 2년 전 발행한 3000억원 규모 해외 교환사채(E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개시일이 다가왔다. 최근 카카오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현금 상환 부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2020년 10월 해외 투자자 대상으로 발행한 3억 달러(발행 당시 기준 3396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오늘(28일)부터 가능해진다. 현재 원금 기준으로 약 3000억원 어치가 주식으로 교환되지 않고 남아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020년 플랫폼과 콘텐츠의 지속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재원 확보 목적으로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해외투자자 대상 3억 달러 규모(당시 3395억원)의 외화 해외 EB를 발행했다.

교환사채는 발행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유가증권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투자자는 교환대상 주식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발행회사는 낮은 이율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주식 주가가 부진하면 교환 권리를 포기하고 채권 원리금만 회수하면 된다.

문제는 카카오의 주가가 교환가액을 하회한다는 점이다. EB 교환가액은 47만7225원으로, 액면분할 후 주가로 환산하면 9만5359원이다. 전날 기준 카카오 주가는 4만8750원이다. 채권자로서는 EB를 주식으로 교환하면 주당 4만원 넘게 손해를 보게 된다.

만기일은 2023년 4월 18일이지만, 이자율이 0% 수준이어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만기일까지 기다릴 이유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카카오 주가 하락으로 주식으로 교환하는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면 28일부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가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이에 EB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할 시 카카오의 현금 흐름 유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카카오가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피해를 입은 유·무료 서비스 보상금 지급을 위해 현금성 자산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는 11월1일까지 피해 사례를 접수할 예정이며 1차 유료 서비스 보상금액은 400억원대로 추산됐다. 추가로 피해를 주장하는 소상공인 등 파트너와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해 현금 보상을 포함해 보상을 검토한다는 계획이어서 최종 보상액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카카오는 충분한 현금흐름을 보유하고 있어 조기상환 청구를 하더라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조2799억원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조기상환에 대해서 아직 논의되고 있는 바가 없다”며“지난 2018년 카카오M 합병 당시 5년 내 소각해야 할 자사주는 모두 처분했기 때문에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되더라도 갑자기 처리해야할 자사주 물량이 생길 우려도 없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