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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0년 만에 KS 진출 무산 위기…‘믿는 도끼’ 불펜 부활해야

입력 | 2022-10-28 10:23:00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대6 패배를 기록한 LG 김윤식을 비롯한 선수들이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2.10.27 뉴스1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LG 트윈스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키움 히어로즈에 1승2패로 밀리면서 2013년과 2014년, 2016년에 이어 또 플레이오프의 벽에 가로막힐 상황에 처했다.

LG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4-6으로 졌다.

두 팀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를 펼쳤는데 LG의 뒷심이 부족했다.

LG는 2-3으로 뒤진 7회초 무사 2, 3루에서 내야 땅볼 2개로 2점을 따내며 다시 리드(앞서기)를 잡았으나 7회말 5번째 투수 이정용이 공 2개로 임지열과 이정후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 패배로 LG는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기록,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LG는 4·5차전을 다 잡아야 한국시리즈를 바라볼 수 있다.

손에 잡을 수 있던 승리를 놓쳤기 때문에 1패 이상의 타격이다. 특히 LG의 최대 강점이던 불펜 야구가 흔들렸다는 게 아프다.

류지현 LG 감독은 2-0으로 앞선 6회말 2사 3루에서 빼어난 투구를 펼치전 선발 투수 김윤식을 교체했다. 김윤식은 투구수가 82개에 불과했지만,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마운드에서 더 버틸 수 없었다.

뜻하지 않던 교체였으나 류 감독은 막강한 불펜이 키움의 반격을 잘 막아낼 것으로 믿었다.

LG는 정규시즌에서 불펜 평균자책점 2.89로 10개 구단 중 최강 허리를 자랑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도 평균자책점 1.74(10⅓이닝 2실점)로 키움 타자들을 잘 봉쇄했다.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LG 정우영이 6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키움 푸이그에게 내야안타로 동점을 허용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2.10.27 뉴스1

하지만 한국시리즈에 오르기 위한 분수령이 될 3차전에서 LG 불펜이 무너졌다. 진해수와 정우영, 이정용 등 필승조가 모두 흔들렸고 두 번이나 역전을 허용했다.

1·2차전에서 야시엘 푸이그를 꽁꽁 묶었던 정우영은 2-1로 앞선 6회말 2사 2, 3루에서 다시 만난 푸이그에게 동점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뒤이어 김태진에게도 역전 적시타까지 맞았다.

7회말 백투백 홈런을 맞은 상황은 더 충격적이었다. 이정용은 임지열과 이정후에게 각각 초구에 몰린 직구를 던졌다가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했다. 류지현 감독은 “구종 선택에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벼랑 끝에 몰린 LG는 믿었던 불펜이 흔들리면서 고심이 커졌다. 1차전처럼 마무리 투수 고우석에게 ‘리드 상황’을 연결만 한다면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

LG는 4차전 선발 투수로 케이시 켈리를 내세운다. 켈리는 1차전에서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이끈 바 있지만 변수는 휴식일이다. 사흘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데 켈리는 1차전에서 총 95개의 공을 던졌다. 피로가 다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등판해야 한다.

이 때문에 켈리가 4차전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지는 미지수다. 켈리가 교체된 직후 운용될 불펜이 하루 만에 3차전 역전패 충격을 딛고 견고함을 되찾아야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다.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도 2002년이 마지막이다. LG가 남은 플레이오프에서 기적 같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선 불펜 보수공사가 필수 과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