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러시아는 서방이 아닌 “서방의 엘리트”와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을 시작한 이후 서방에서 형성된 정치적 분열을 이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연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소한 두 개의 서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친근감을 느끼는 전통적이고 기독교적 가치를 중시하는 서방이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공격적이고, 신식민주의적이며 신자유주의적 엘리트 서방이 있다”고 구분지었다.
그러면서 푸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신식민주의적이라고 규정했다. 나토를 포함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을 “서방 엘리트”로 분류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엘리트들이 러시아가 과거 소련 시대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때 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를 다시 러시아의 일부로 병합하려는 시도가 나토의 확장 정책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일부 서방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핵전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정치적이든 군사적이든 우리에게 아무런 의무가 없다”고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4시간에 가까운 이날 연설에서 내달 8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엘리트”에 대한 언급은 그가 여전히 서구 사회의 러시아 지지자들과 동맹을 맺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상기시켰다고 WP는 전했다.
스타노바야는 “푸틴이 전 세계적인 반 기득권 정서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이 세계적인 규모로 반 서방 연합을 구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푸틴은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새로운 세계 탄생의 목격자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