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8일 오전 ‘대장동 특혜 비리’ 관련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장동 개발 비리와 불법 대선자금 의혹의 ‘키맨’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는 28일 검찰에 자신의 휴대전화 클라우드 비밀번호를 제출한 것과 관련 “클라우드에 안에 뭐가 있는지는 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 구속 석방 뒤 3번째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사건 재판에 출석해 휴정 시간에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클라우드 자료에서 혐의 소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라는 물음에 “제가 휴대폰을 잘 지켰어야 되는구나 생각했다. 그게 나한테 굉장히 중요한 거구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김 부원장이 지난해 대선자금 명목으로 자신으로부터 8억 원대 돈을 받았다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제 경험담인데 이런 말 많이 하지 않느냐. 첫 번째는 도망가라. 두 번째는…”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 전 직무대리 측 변호인은 “검찰 수사받을 때 요령 그런 거다. 수사 중이니까 조심스러운 게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검찰이 현금 전달 과정에서 사용된 봉투를 확보한 것과 관련해선 “봉투에 1000만 원이 들어가는지 500만 원이 들어가는지 사이즈 등 모든 것이 다 검증돼야 하지 않으냐. 어떤 봉투에 넣어줬다는데 만약 거기에 1억 원이 안 들어간다고 하면 잘못된 진술이지 않으냐. 그런 걸 다 검증하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은 현금 전달 과정에 사용된 봉투가 5만 원짜리 지폐를 가득 채우면 1억 원가량 들어가는 크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는 자금 마련 과정에서 1만 원권으로 인출된 경우가 있어 4700만 원이 담긴 종이상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직무대리는 “그냥 있는 그대로 가야겠다, 나는 이제 감추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더 이상 안 한다”며 “내가 지지 말아야 할 것까지 져야 할 이유는 없지 않으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