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에 가을 악몽이 한 번 더 반복됐다. 20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과 30년 가까이 묵혀있는 우승주의 개봉이 모두 무산됐다.
LG는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4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3패가 된 LG는 그대로 가을을 마감했다.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탄탄한 전력을 꾸렸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에 안착, ‘목표’를 향해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나갔다.
투타 모두 큰 약점이 없었다.
팀 평균자책점 1위(3.33)의 마운드는 다승왕과 홀드왕, 세이브왕을 모두 배출했다.
강력한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16승으로 다승 1위를 차지했고, 아담 플럿코는 15승으로 다승 2위에 자리했다. 셋업맨 정우영은 35홀드로 홀드 1위, 고우석은 42세이브로 세이브 1위를 거머쥐었다.
수비 실책은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89개만 기록하며 견고함을 뽐냈다.
그러나 정규시즌 우승에는 한 걸음이 부족했다.
LG는 올 시즌 87승2무55패(승률 0.613)로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1991년 일군 81승의 구단 최다승을 훌쩍 뛰어 넘었지만 1위 SSG 랜더스(88승4무52패)의 독보적 페이스에 순위표 최정상을 밟을 수 없었다.
역대급 2위로 남게된 LG는 대신 가을야구를 정조준했다. 2013년 이후 9년 만에 PO 직행에 성공한 LG는 차분하게 포스트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준PO를 치르고 올라온 키움을 상대로 우위 평가를 받았지만, 정규시즌과 같은 끈끈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25일 PO 2차전에서는 한 달 가량을 쉬고 선발 출격한 플럿코의 1⅔이닝 6실점 4자책 부진을 견뎌내지 못하고 6-7로 졌다. 27일 3차전도 4-6 패배였다. 선발 김윤식(5⅔이닝 1실점)에 이어 LG가 자랑하는 철벽 불펜 진해수, 정우영, 김대유, 이정용 등이 줄줄이 나섰지만 키움 타선의 집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이날 꺼내든 선발 켈리의 파격 카드도 통하지 않았다.
1차전 선발로 나서 95개의 공을 뿌린 켈리는 3일 휴식 후 4차전 마운드에도 선발로 섰다. 켈리는 5이닝 2실점 역투로 제 몫을 했지만 흐름을 끌고 올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단기전에서 존재만으로도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LG는 리오 루이즈가 타율 0.155로 부진하자 대체 타자 로벨 가르시아를 데려왔지만, 가르시아도 타율 0.206에 그치다 이달 초 방출됐다.
토종 타자들의 짜임새에 기대를 걸었지만 키움 마운드를 넘어서진 못했다.
이날 결승타가 키움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욱 속이 쓰리다.
그렇게 LG는 또 빠르게 가을무대에서 퇴장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준PO에 오른 LG는 시즌 4위 두산 베어스에 1승2패로 밀려 PO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는 정규시즌 3위 키움에 KS 티켓을 내주며 2년 연속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2002년 이후 20년 만에 KS에 진출하겠단 꿈도 물거품이 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