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양영희 지음·인예니 옮김·마음산책)=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을 받은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 등 재일교포의 아픈 역사를 꾸준히 다뤄온 재일교포 2세 영화감독의 에세이. 트라우마를 원동력 삼아 가족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찍게 된 계기와 비극적인 현대사 위에 켜켜이 쌓여간 재일교포의 애달픈 사연이 담겼다. 1만4500원.
○ 워드슬럿(어맨다 몬텔 지음·이민경 옮김·아르테)=언어에 담긴 여성에 대한 차별적 표현을 사회학, 언어학으로 파고들었다. 여자는 왜 공적인 자리에서 남자처럼 말하길 요구받는지, 여성을 모욕할 땐 왜 음식이나 동물에 비유하는지, 현재 언어는 왜 남성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연구로 추적한다. 2만4000원.
○ 메모리얼 드라이브(나타샤 트레스웨이 지음·박산호 옮김·은행나무)=두 차례 미국 계관시인으로 선정되고 시집 ‘네이티브 가드’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흑인 여성 시인의 회고록. 새아버지에게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보수적인 남부에서 태어나 차별을 경험하며 자랐지만 문학으로 고통을 극복한 시인의 일대기가 유려한 문장에 담겨 있다. 1만5000원.
○ 대면 비대면 외면(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성공회대 초빙교수인 저자가 팬데믹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짚었다. 팬데믹 시대의 비대면 세상을 ‘원격’ ‘무인’ ‘가상’이란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 살폈다. “대면의 반대 개념은 비대면이 아니라 외면”이라며 타인과 눈을 맞추는 경험이 줄어드는 문제를 지적한다. 1만5000원.
○ 도시로 보는 이슬람 문화(이희수 지음·사우)=터키 이스탄불대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박사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인 저자가 약 40년간 이슬람 국가의 도시 21곳을 여행한 경험을 담았다. 빼어난 건축물 같은 이슬람 문화의 아름다움, 사람 냄새 나는 시장과 뒷골목을 소개하며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길 권한다. 2만 원.
○ 납치된 서유럽 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밀란 쿤데라 지음·장진영 옮김·민음사)=‘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소설가인 저자가 유럽의 위기와 정체성을 진단한 에세이. 1967년 체코슬로바키아작가대회 연설문 ‘문학과 약소민족들’, 1983년 갈리마르출판사 잡지 ‘데바’에 실린 시론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