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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살려달라 비명”…“여자친구 연락이 안 돼요” 망연자실

입력 | 2022-10-30 03:27:00


 “사람이 점점 몰려 꼼짝 못 할 정도로 골목이 가득 찼고,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렸습니다.”

지난 29일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사고를 목격한 남성 이모(24)씨는 현장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렸다고 30일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용산구 이태원로 173-7 해밀톤호텔 옆 골목 근처에는 소방과 경찰 인력 사이로 경상을 입은 부상자들과, 지인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길거리에 앉아 있었다.

이씨는 “해밀톤호텔 근처 골목 곳곳에 사람들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나중엔 움직일 수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졌고, 앞뒤로 사람들이 밀리다가 쓰러지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서로 끼인 상태로 살려달라는 비명이 곳곳에서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가 난 골목에서 빠져나왔다는 여성 박모(23)씨는 “친구와 함께 골목에 있다가 같이 넘어졌는데, 친구를 잃어버리고 혼자 빠져나왔다”며 “골목 앞에서부터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종된 여성의 남자친구 방(28)모씨는 “여자친구가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20대 남성 시민은 “여자친구가 사고로 죽었다”며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한 남성 시민도 “불이 나거나 그러진 않았다”며 “골목에 사람들이 끼인 상태로 30분 정도 구조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이날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15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4분 기준 59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59명 중 1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46명은 현장에 안치된 상태다. 사망자 및 부상자 대부분은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현장에는 소방차 100여대, 대원 848명이 출동해 구조 조치에 나섰다.

박영철 용산소방서 홍보교육팀장은 오전 1시께 1차 브리핑을 열고 “22시24분 최초 신고 접수 후 22시43분 대응 1단계 발령, 23시13분 대응 2단계 발령, 23시50분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에는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