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후 한남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실종자 접수처 대기실 앞에서 가족들이 사망자 명단을 확인하고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국대병원을 찾은 최모 씨(25)의 아버지는 딸아이와의 마지막 통화를 회상하다 눈물을 훔쳤다. 몇 번 더 전화를 걸었지만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한걸음에 강릉에서 한남동주민센터로 뛰어왔다. 애타게 딸의 소식을 기다리던 아버지에게 돌아온 것은 딸의 부고 소식이었다.
최 씨는 “친구랑 이태원 간 건 알았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우리 딸 평생 속 한 번 안 썩이고 착했는데 어떻게 세상이 이럴 수 있냐. 매일 같이 전화하던 아이인데 이제는 못하잖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와 관련해 30일 실종자 가족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 대기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이날 오전 6시 20분경 부인과 함께 한남동주민센터 내 사고 실종자 접수센터를 찾은 서모 씨(67)는 “원래 한두 번 정도 전화를 하면 받는 아이인데 밤 10시 넘어서부터 연락이 안 돼 밤새 아무것도 못 했는데 새벽에 전화하니 경찰에서 습득했다고 전화를 받았다”며 “마흔 넘어 얻은 외동딸이고 이번에 대리 달았다고 좋아했는데 어떡하면 좋냐”며 흐느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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