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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란 그 자체”…해밀턴 투숙객, 9층서 ‘이태원 참사’ 목격담

입력 | 2022-10-30 19:21:00


“대혼란 그 자체였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 근처인 해밀턴호텔에서 사고를 목격한 남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30일 WP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조슈아 스미스와 안젤라 스미스 남매는 한 달 간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입국했다.

남매는 한국의 핼러윈을 경험하기 위해 이태원에 있는 해밀턴호텔을 예약했다. 두 사람은 참사 당일인 29일 이른 저녁에 거리로 나섰지만 사람들이 많아 호텔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얼마 뒤 골목이 내려다보이는 해밀턴호텔 9층에서 현장을 목격했다. 안젤라 스미스는 “끔찍했다”면서 당시 사고 현장이 혼란 그 자체였다고 설명했다.

조슈아 스미스는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고, 클럽 음악이 터져 나왔다”며 “사람들은 아마도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매는 이태원에 인파가 몰리기 전 교통정리를 하는 몇몇 경찰들을 보았지만,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었던 스페인 출신 마르코 모렐리도 WP에 “이태원역과 녹사평역 근처에서 교통 경찰을 몇 명 본 것이 전부”라며 “핼러윈을 맞아 경찰 복장으로 꾸민 방문객이 많아 더 혼란이 컸다”고 전했다.

사고는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해밀톤호텔 옆 경사로에서 인파가 연쇄적으로 떠밀려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지점은 폭 4m, 길이 45m가량의 좁은 골목이었다.

이 사고로 30일 오후까지 153명이 숨지는 등 25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부상자 103명 중 24명이 중상자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대통령실은 신속한 수습 지원을 위해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대통령실은 “사고가 일어난 지 만 하루도 안 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은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이태원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둔다는 오늘 오전 담화문 발표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심의를 거쳐 부상자 치료비와 사망자 장례비 등 사고를 당한 분들에게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며 “이러한 지원은 용산구민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사상자에 대한 지원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부상자의 치료와 사망자의 장례 지원에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