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왼쪽)과 기업가 남편 폴. 폴은 펠로시 의장이 수도 워싱턴에 있던 28일(현지 시간)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둔기를 든 괴한에 습격당해 중상을 입었다. 이번 공격이 그가 아닌 펠로시 의장을 노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음달 8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28일(현지 시간) 미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82)의 남편 폴(82)이 자택에서 습격당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정치인 및 선거 관련 종사자를 향한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이 고조됐다는 공보를 미 전체 사법기관에 게시했다.
기업가인 폴은 이날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부촌 퍼시픽하이츠의 고급 주택가에서 둔기로 무장한 42세 남성 데이비드 데파페에게 습격을 받아 두개골 골절 등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데파페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이번 습격이 펠로시 의장을 노린 의도적인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데파페가 극우 성향의 음모론자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초 데파페의 블로그에 반 유대주의, 백인 우월주의 성향이 드러나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 역시 데파페의 블로그에 펠로시 의장과 대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성향의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이 다수 언급됐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야당 공화당 또한 올 5월 이후 펠로시 의장을 공격하는 정치 광고에만 약 3700만 달러(약 527억 원)를 사용하는 등 10년 간 그를 ‘악마화’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범행 당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모금 만찬회에 참여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비열하다. 한 정당에서 계속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며 공화당을 간접 비판했다.
미 정치인에 대한 위협의 수와 강도 또한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부터 5년간 미 연방 의원에 대한 협박은 10배 이상 늘어 2021년 기준 9625건을 기록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