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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폭염 등 이상기후… 우주서 일주일 전에 징후 발견한다

입력 | 2022-10-31 03:00:00

기후 모니터링 프로젝트 ‘JPSS’… 5개 위성이 지구 돌며 데이터 확보
극지방 오갈 세 번째 위성 내일 발사… 수분-온도 측정하는 첨단 장비 탑재
전 지구적 관측자료 확보하면 예보 정확도 높이는 데 도움



JPSS-2의 모식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1월 1일(현지 시간) 이상기후를 관측하기 위한 국제 우주 위성 프로젝트 ‘합동극지위성시스템(JPSS)’의 세 번째 위성 ‘JPSS-2’를 띄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폭우와 폭염, 한파 등 이상기후를 미리 예측하기 위한 국제 우주 위성 프로젝트 ‘합동극지위성시스템(JPSS)’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위성이 촬영한 지구 관측 영상을 통해 이상기후가 발생하기 최소 3일 전, 최대 7일 전 징후를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2011년부터 시작된 JPSS 프로젝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해양대기청(NOAA), 유럽기상위성기구(EUMETSAT),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총 5개 위성 관측 영상으로 운영되는데 2011년과 2017년 2기의 위성이 이미 각각 발사됐고, 세 번째 위성인 JPSS-2 위성이 곧 발사될 예정이다. NASA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궤도를 돌며 지구를 관측해 이상기후 예측의 적시성과 정확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 최첨단 관측 장비 탑재, 촘촘하게 모니터링
28일 NASA에 따르면 JPSS-2 위성은 11월 1일 오후 6시 25분(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미국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로켓 아틀라스V 401에 실려 발사된다. 발사 후 목표 궤도인 고도 약 833km에 안착하면 기존 위성들과 함께 하루에 14번 북극과 남극을 오가며 적도를 지나쳐 지구를 관찰한다. 하루 두 번 지구 전체를 촬영하도록 설계됐다.

JPSS는 위성을 쏘아 우주에서 지구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후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프로젝트다. 온도와 습기, 구름, 강우량, 화산재, 초목, 해양 등 지구 전역에서 관측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집한 데이터로 기상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이상 기후와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게 목적이다.

이번 발사 이후 2028년과 2032년에도 각각 발사가 예정돼 있다. 총 5대의 위성이 약 50분 간격으로 지구 극에서 극으로 돌며 차례로 촬영한다. EUMETSAT과 미 우주군 위성도 함께 지구 관측을 돕는다. JPSS 위성은 오후에, EUMETSAT의 위성은 아침에, 우주군 위성은 새벽에 궤도를 돌며 시간별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위성에는 최첨단 관측 장비 4개가 탑재돼 있다. ‘첨단 기술 극초단파 측심기(ATMS)’는 대기 수분과 온도를 측정해 기후 모니터링의 정확도를 높인다. ‘크로스트랙 적외선 측심기(CrIS)’로는 고해상도 3차원(3D) 수분·압력 및 온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엘니뇨·라니냐 등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기후 현상에 대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존층의 상태를 추적하는 장비(OMPS)와 가시광선·적외선 관측기(VIIRS)도 실려 있다.
○ 이상기후 예측하려면 전 지구 관측 자료 필요
기후변화 등으로 최근 들어 전 지구적으로 한파, 폭염, 가뭄 등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위성을 활용해 이런 이상기후가 발생하기 전에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주 공간의 위성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구름의 이동이나 기상 상태 등을 연속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풍속과 방향을 계산한 실측 데이터를 이상기후 예측 모델에 학습시키면 정확도는 더욱 높아진다.

손은하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위성기획과 기상연구관은 “일례로 올해 8월 발생한 집중호우는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대기 중 수증기량 증가가 원인으로 꼽혔는데, 지난 3년간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남쪽에서 서해안 쪽으로 올라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기후를 예측할 때 위성을 이용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한 지역의 기후가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기상연구관은 “엘니뇨, 라니냐 등 적도에서 발생하는 현상이 국내 기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며 “전 지구를 관측한 자료를 확보하면 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도는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2B호’를 운영 중이다. 천리안2B호 역시 이상기후 예측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 기상연구관은 “천리안 2A 같은 정지궤도 위성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을 관측하는 데 특화돼 있는 반면 JPSS-2 같은 저궤도 위성은 전 지구적인 관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이영애 동아사이언스 기자 ya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