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6차례 여진도 발생 주민 “창문 심하게 흔들려 전쟁난 줄” 지붕-벽체 파손 14건… 인명피해 없어 전문가 “원인규명, 많은 시간 필요”
29일 충북 괴산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6년 경북 경주시(규모 5.8), 2017년 경북 포항시(5.4) 지진 이후 육상 지진으로는 가장 센 지진이다. 다행히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30일까지 여진이 이어졌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29일 오전 8시 27분 49초 괴산군 북동쪽 11km 지역(장연면 조곡리) 깊이 12km 지점에서 발생했다. 규모 3.5의 전진(前震)이 발생한 지 16초 만에 규모 4.1의 본진이 뒤따랐다.
지상에서 느끼는 흔들림 정도를 뜻하는 진도(震度)는 충북 지역이 5로 가장 강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이 떨어져 깨질 수 있는 강도다. 진원지 인근인 불정면 하문리 이장 안모 씨는 “갑자기 ‘우르릉’ 하는 큰 소리가 울리면서 창문이 심하게 흔들렸다”며 “‘전쟁 난 것 아니냐’고 하는 주민도 있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9시까지 규모 2.0대 2차례, 2.0 미만 14차례 등 총 16차례의 여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이번 지진은 전진과 본진의 시간차가 매우 짧은 게 특징”이라며 “비슷한 위치에서 두 지진이 연이어 발생해 응력(지진을 유발시킨 힘)이 해소됐을 수도 있고, 반대로 그 힘이 주변으로 강하게 전파돼 더 큰 여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지진은 충북 지역에서 처음으로 관측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다. 전문가들은 괴산군 인근 단층이나 한반도 내륙을 가로지르는 옥천단층대의 수많은 단층 중 한 곳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지난 44년간 발생한 육상 지진 중 규모 4.0 이상의 지진 발생 지역을 살펴본 결과, 전체 9곳 중 지진을 촉발한 단층이나 원인이 규명된 곳은 경주와 포항 2곳뿐이다.
전문가들은 “단층 조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2017년부터 지표 조사를 통해 ‘활성단층’ 지도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4년간 조사한 지역은 경북 경남 등 동남권역에 그쳤다. 충청 지역은 올해부터 조사에 들어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괴산=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