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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영어유치원-테마파크 통해 확산… MZ세대 놀이문화로

입력 | 2022-10-31 03:00:00

2000년대 초부터 美서 국내 유입
어릴적부터 즐겨… 익숙한 축제로
마케팅에 활용, 대규모 인파 몰려



29일 오후 10시 50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서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인파로 인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양인성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한국에서 핼러윈은 문화·상업적으로 ‘만들어진 문화’다. 전문가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유년 시절을 보낸 2000년대 초 영어 유치원과 학원에 원어민 강사 채용이 일반화되고 수업의 일환으로 핼러윈 파티가 정착되면서 핼러윈 문화가 확산됐다고 분석한다. 어릴 때부터 핼러윈 파티를 접한 MZ세대에게 핼러윈은 더 이상 미국 문화가 아니라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처럼 익숙한 문화가 됐다는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30일 “지금 10, 20대는 어린이집을 다니던 미취학 아동 때부터 원어민 강사와 함께 코스튬 플레이를 즐기며 핼러윈에 익숙해진 세대”라며 “성인이 된 지금도 이들에게 핼러윈은 자연스러운 문화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핼러윈 문화는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맞물리며 규모가 커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2000년대 초 국내 테마파크에서 핼러윈 축제를 기획하며 학원가에서 소규모 집단이 즐기던 파티에서 대규모 축제로 몸집을 키웠다”고 했다. 회사원 이하영 씨(28)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족과 놀이동산에 가서 핼러윈 퍼레이드를 접했다”며 “10월이 되면 음식점과 상점이 각종 핼러윈 이벤트를 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핼러윈을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핼러윈 문화에 익숙해진 MZ세대가 성인이 되면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과 마포구 홍대입구역 일대 클럽에서 핼러윈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과 이웃들이 소규모로 즐기는 미국 핼러윈과 달리 한국의 핼러윈이 테마파크와 클럽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축제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소셜미디어도 핼러윈 문화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독특한 복장을 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뜨거운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한국의 핼러윈 문화는 코스튬 플레이를 한 사진을 SNS에 올리는 ‘인증샷’ 문화와 만나며 핼러윈 축제가 열리는 클럽 일대에 폭발적인 인파를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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