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자 없어 책임소재 규명 힘들 듯 “예견된 사고였는지 따져야” 목소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두고 인파를 통제하지 못한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축제나 행사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 등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주최자가 없어 민형사상 법적 책임까지 묻기는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2005년 10월 3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김근수 당시 상주시장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돼 금고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김 전 시장은 축제추진위원장으로 가요콘서트 행사의 안전관리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데다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점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태원 참사가 지자체나 특정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어서 책임 소재 규명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최자가 없는 경우 1차적 책임은 지자체와 경찰이 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예견된 사고였는지, 예견됐다면 어떤 사전 조치를 했는지 등이 밝혀진 뒤에야 민형사상 책임 여부를 따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