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132명… 국내 압사 최대 피해 WP “21세기 9번째 많은 사망자” 이달초엔 印尼 축구장서 132명 압사 최다 사망은 1990년 사우디 1426명
29일 서울 용산구에서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30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154명이 숨지고 132명이 다쳐 총 286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상자 기준으로 국내 최다 인명 피해를 낸 압사 사고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 시간) “이태원 참사가 21세기 들어 9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압사 사고”라고 보도했다.
○ 부산 ‘시민위안잔치’ 67명 숨져
이태원 참사 이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는 1959년 7월 17일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일어난 ‘시민위안잔치’다. 행사에 온 3만여 명의 시민이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소나기를 피하려 좁은 출입구로 몰리면서 67명이 깔려 숨졌다.
설 명절을 이틀 앞둔 1960년 1월 26일 열차표를 구하려는 귀성객들이 서울역 계단에 몰렸다가 넘어지면서 31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치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동아일보DB
2005년 10월 3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MBC 가요콘서트도 대표적인 압사 사고로 꼽힌다. 당시 리허설을 보기 위해 5000여 명이 서로 들어가려다가 앞쪽에 있던 시민들이 밀려 넘어졌다. 숨진 사람은 11명이고 부상자가 110명에 이른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압사 사고는 보통 개인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다”며 “지자체, 경찰 등 관계 당국이 만전을 기해 현장 통제를 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사고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 사우디에서 1426명 숨져…세계 최다 희생
2015년 9월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성지 순례객들이 좁은 공간에 몰리며 최소 769명이 숨지는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현장. 미나=AP 뉴시스
2000년대 이후 최다 사망자가 발생한 압사 사고는 2005년 8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했다. 당시 시아파 종교지도자 사망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100만 명 가까운 인파가 모여든 상황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있다’는 소리에 다리 위로 사람이 몰려 최소 960명이 숨졌다. 일부는 다리 아래 티그리스강으로 추락해 익사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