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토포하우스서 내달 13일까지 ‘긴 호흡: 다섯 작가의 드로잉’ 展 원로작가 5명 작품 25점 전시
로봇을 그리고 옅게 채색한 오원배의 ‘무제’(2022년). 토포하우스 제공
‘이것은 드로잉인가 회화인가.’
서울 종로구 토포하우스에서 다음 달 13일까지 열리는 ‘긴 호흡: 다섯 작가의 드로잉’ 전시는 드로잉을 ‘대상의 윤곽을 채색 없이 선으로 그리는 것’이라고 여겼던 관람객의 생각을 흔들어 놓는다. 드로잉을 기본으로 하되 채색을 곁들였다. 원로 작가 윤동천(65), 정현(66), 곽남신(69), 오원배(69), 서용선(71)의 드로잉 총 25점을 선보이는 전시를 통해 변화하는 드로잉의 개념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초입에 놓인 조각가 정현의 드로잉 6점은 비교적 익숙하다. 종이에 오일바 등으로 나무와 인간을 그렸는데, 거친 느낌을 풍긴다. 그는 서문에서 “내 감정이 가장 첫 번째로 표현되는 것이 드로잉”이라고 설명했다.
곽 작가의 작품은 일반적인 ‘드로잉’ 개념과 거리가 더 멀다. 종이에 수채색연필로 작업한 ‘실루엣 놀이’(2019년)는 그림자까지 그려 멀리서 볼 땐 입체 작품처럼 보인다. 곽 작가는 “최근 물감을 쌓아가면서 화면을 구성하는 전통적 회화보다는 가볍고 단순한 회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드로잉적인 회화’가 탄생했다. 이 작업은 기존 회화보다 더 자유롭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