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외신들도 주요 뉴스 보도 AP “공공안전 개선요구 이어질듯” WSJ “한국 핼러윈은 클럽 행사”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현장 주변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어느 행사든 인파가 많아질 때 더 많은 행정력을 투입해 안전조치하는 매뉴얼이 필요하다. 김재명기자 base@donga.com
존제이형사사법대 브라이언 히긴스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출구 표지판이나 교통수단 등의 안내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번 사건 때) 그 무엇도 적재적소에 없었던 것 같다”며 “충분한 현장 인력과 계획이 없었던 것이 꽤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은 수십 년간 정치적 시위 등 대규모 집회를 통제해 온 경험이 있는 나라”라며 “최근 정치(집회)의 경우 경찰이 시위대보다 많아 보이는데, 이번 참사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CNN은 경찰 사전 배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국이 인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대응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가 좁은 이태원의 특성상 사전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0 도쿄 올림픽 경비 총책임자였던 요네무라 도시로 전 일본 경시청장은 30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좁은 장소는 사전에 확인하고 사람이 움직이는 요인이 없는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모인 (좁은) 곳에서는 인파의 흐름이 갑자기 변하게 되면 손을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군중 안전 문제 전문가인 키스 스틸 영국 서퍽대 교수는 WP에 “좁고 막힌 공간에서 군중이 한번에 쓰러지면 다시 일어날 수가 없다”며 사고 원인을 ‘도미노 효과’에 비유했다. 재난 관리 전문가 줄리엣 카이엠은 CNN에 “좁고 막다른 골목에 있었던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더 치명적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번 이태원 참사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8년 만에 발생한 대규모 인명 피해라는 점을 지적하며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가 실시해 온 공공안전 개선책에 대해 조사하라는 대중의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BBC는 참가 인원 제한이 없었던 점에 주목하면서 “(적절한) 안전 기준과 군중 통제가 취해졌는지로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에서 핼러윈이 (외국과는 달리) 20대 파티 애호가들이 특별한 의상을 차려입는 클럽 행사로 변질됐다”고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