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가 1965년 말콤X의 암살에 가담한 혐의를 지난 해 벗은 2명의 무슬림 흑인들에게 수 십년 동안의 억울한 옥살이의 보상으로 총 3600만달러 (513억 1800만 원)을 지급하는데 합의했다고 30일(현지시간 ) 발표했다.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 가운데 2000만달러는 뉴욕시가, 1000만 달러는 뉴욕주가 부담하게 된다. 이는 무함마드 아지즈(84)와 2009년 사망한 칼릴 이슬람, 이들의 가족들에게 오랜 동안의 부당한 혐의와 억울한 수형, 50여년 동안이나 사회적으로 부당하게 당한 고통 등을 보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두 사람의 변호사 데이비드 샤니스가 밝혔다.
그는 언론에 보낸 이메일에서 “ 두 사람과 그의 가족들은 법원과 수사당국의 부당하고 정의롭지 못한 단죄로 인해 50년 이상 엄청난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며 시 당국이 이런 심각한 불의에 대해 인정하고 신속하게 피해자들의 소송을 받아들인데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지즈와 이슬람은 1965년 맨해튼에서 말콤 X를 살해한 3명의 용의자 중에 포함돼 체포되었다. 이들은 첫 재판에서부터 무죄를 주장하고 살인사건 당시에 자신들은 각자의 집에 있었다며 알리바이를 주장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결국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했다.
이들은 20년을 복역한 뒤 1980년대에 가석방되었고 지난 해 맨해튼 법원의 한 판사가 아지즈와 2009년에 이미 사망한 이슬람의 범죄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을 때까지 본인과 가족들까지 말콤X 살인범이라는 누명 때문에 사회적 질타와 백안시 속에서 거의 망가진 삶을 살아야 했다.
지난 해 사이러스 밴스 뉴욕 법무장관은 이 사건의 혐의를 벗기는 성명을 발표하고 “ 사법기관의 중대하고 심각한, 용납할 수 없는 위법행위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기소에 대해 ” 정식으로 사과했다.
30일 뉴욕시와 뉴욕주도 밴스의 사과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제소한 소송건에서 “세계적인 인물의 살해범으로 누명을 쓰고 고통과 억울한 지탄을 받으며 살아온 두 사람과 가족을 위해 정당한 보상이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샤니스 변호사는 뉴욕시와의 조정안 최종 문건에 서명이 끝나는 대로 이 보상금이 아지즈와 이슬람 두 가족에게 공평하게 반씩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말콤X는 말년에는 흑인 무슬림 단체와 결별했고 특히 메카 순례를 다녀온 뒤로는 인종간 통합 등을 외치면서 이슬람민족에게는 배신자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 그는 1965년 2월 21일 39세의 나이로 연설을 시작하던 연단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아지즈와 이슬람은 다음 해인 1966년 3월에 제3의 인물 무자히드 압둘 할림과 함께 공범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했지만 나중에 할림이 단독범행임을 인정하고 두 사람은 현장에 없었다고 자백하면서 누명이 벗겨졌다. 이슬람은 22년을 복역한 뒤 여전히 억울한 누명을 벗겠다는 희망을 품은 채 사망했다.
두 사람의 변호인단은 두 사람이 살인사건 당시에 브롱크스의 자택에 있었던 알리바이가 확실하고 현장에서도 암살에 가담한 물증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검찰이 증인과 목격자 진술 만으로 앞뒤가 엇갈리는 증언들을 짜깁기 해서 무리한 기소를 했다며 수사당국의 각성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