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마이크를 잡은 손이 떨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브리핑하면서 손 덜덜 떠는 용산소방서장’이란 제목으로 최 서장이 언론 브리핑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평생 구조하며 사신 분인데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당시 최 서장은 브리핑을 통해 사상자 집계와 현장 수습 상황 등을 설명하고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인근에서 소란을 피우는 일부 시민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며 “지금은 구호가 우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자식 같은 아이들의 비극을 마주했는데 손만 떨렸겠나” “베테랑에게도 두려운 현장이었을 것” “중압감이 엄청났을 것 같다” “최일선에서 묵묵히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31일 오전 경찰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 골목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작성자는 “아비규환 현장 상황과 사망자들 시신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며 “눈앞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분이라도 더 살리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살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여기에도 “글쓴이 잘못이 아니다” “자책하지 말라”는 댓글이 쇄도했고, 1800개 이상의 공감 표시가 달렸다.
이번 참사는 핼러윈 행사로 저녁부터 이태원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시작됐다. 해밀톤호텔 서편 폭 3.2m짜리 내리막 골목길에 서 있던 인파가 내리막 방향으로 넘어지면서 도미노처럼 서로 깔리는 참사가 났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