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들을 포함한 모든 여러분, 꼭 좋은 곳 가셔서 행복하세요.”
31일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인근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흔적이 가득했다. 아직 정부 합동분향소가 차려지기 전이지만 애도의 발걸음은 진작부터 이어진 모양새다.
시민들은 희생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들을 포스트잇에 써서 주변에 붙여놨다. 흰 국화꽃을 놓거나 소주를 따른 뒤 가볍게 묵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씨는 “직장이 근처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출근하는 길에 국화꽃 한 송이를 사가지고 왔다”며 “희생자들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나이 또래이기도 하고 젊은 나이에 허망하게 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모(34)씨는 강남구 일원동에서 왔다. 한씨는 “대학생들이 많던데 어떡하면 좋냐. 손이 다 떨린다”며 “야구팬으로서 김윤아 치어리더를 좋아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치어리더 김윤아씨는 이번 참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을 지나던 50대 남성 김모씨는 “헌화는 따로 하지 못했지만,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왔다. 너무 비통하다”며 “사전에 경찰이 세밀하게 정리했으면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희생자가 발생한 사고 현장은 아직 미처 치우지 못한 핼로윈 용품과 각종 음료 캔, 종이 등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골목길 입구에는 국화꽃 다발 5개가 외롭게 있었고 제일 큰 꽃다발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태원동에 50년간 거주했다는 60대 김모씨는 “여기서 150명이나 사망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구청장은 왜 이걸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태원 압사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광장과 이태원 광장에 각각 합동분향소를 운영한다. 국가애도기간인 다음 달 5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