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승진한 삼성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연말·연초 해외 현장 행보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연말 삼성전자 베트남 연구개발(R&D)센터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하노이에 지상 16층·지하 3층, 연면적 8만㎡에 달하는 동남아 최대 규모의 ‘베트남 R&D센터’ 건설을 시작했다. 이 센터는 연내 완공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는 물론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R&D 인력 3000여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스마트폰 공장 2곳과 TV·가전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공장 외에 R&D센터까지 가동하면 베트남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의 명실상부한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올해는 특히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인 만큼 이 회장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단 이 회장이 매주 법원에 출석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 재판을 받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장거리 해외 출장보다는 단거리 위주 해외 출장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목소리다. 베트남 외에도 이 회장이 관심을 가질 해외 시장으로는 일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꼽힌다.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대형 계약 체결이나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서 직접 나서며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20년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원 규모 대규모 5G 장기계약, 2021년 NTT 도코모와의 통신장비 계약 당시에도 이 회장은 직접 통신사의 CEO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협상을 진척시켰다.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바이오 산업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이사회 의장을 만나 삼성과 모더나 간 코로나19 백신 공조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이자 백신 국내 조기 도입에도 기여한 바 있다.
이외에 올해 한국을 찾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 등도 이 회장과 면담을 갖고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