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하는 관객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찬원. 트위터
가수 이찬원이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취지에서 한 행사에 참석해 노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봉변을 당했다. 주최 측과 사전에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조율을 끝낸 상태였지만, 현장에서 일부 관객의 항의가 이어진 것이다.
이찬원은 지난 30일 전남 화순에서 열린 제1회 테마파크 소풍 가을 대축제에 참석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른 그는 “여러분을 만나뵈면서 좋은 음악을 선사하고 좋은 공연을 약속드렸지만, 신나는 노래를 즐기기에는 시기가 시기인지라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전날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된 이유에서다. 이찬원은 이어 “최소한의 약속을 지키고자 인사드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어서 무대에 올라왔다. 송구스럽고 많은 이해 부탁드린다.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했다.
대부분의 관객은 이찬원의 결정을 존중했다. 다만 일부 관객은 이찬원의 간곡한 호소에도 노래하지 않는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 또 한 남성은 퇴장하는 이찬원을 쫓아가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사 측은 “관객의 항의가 있었다”면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