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결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77)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며 12년 만에 다시 브라질을 이끌게 됐다.
룰라 당선인은 빈곤층에 대한 재정 지원을 ‘투자’로 여기며 실제로 2003~2010년 브라질 경제 황금기를 가져왔는데, 3번째 임기에서도 과거와 같은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0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 오후 9시 기준 99.9%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룰라 당선인이 50.90%를 득표해 49.10%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1.8%포인트(p) 차로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특히 그는 “자신이 대통령직을 떠난 지 12년이 지난 현재 브라질이 더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돼 매우 슬프다”며 “더 많은 실업, 더 많은 사람들의 굶주림, 국내외적으로 매우 낮은 신뢰도를 가진 정부의 브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룰라 당선인의 재임 기간이었던 2003~2010년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은 매년 평균 5%대 성장을 기록했다. 2003년 5582억 달러 규모였던 GDP는 2010년 2조 달러 규모로 4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세수가 늘자 복지 정책을 대폭 확대했다. 룰라 당선인의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빈곤·기아 퇴치 프로그램인 ‘포미 제루(Fome Zero)’와 이 정책의 일환인 빈곤층 생계비 지원프로그램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ília)’가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학습과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도록 현금을 지급하는 ‘조건부 현금 이전(CCT)’제도로, 대대로 이어지는 가난의 악순환을 끊고 선순환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했다.
반면 올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1~2%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실업률은 2016년 이후 줄곧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실업률은 14.4%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등으로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도 12%를 기록,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3.75%로 끌어올렸음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는 등 경제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룰라 당선인이 2003년 집권기의 유리한 국제경제적 환경과는 달리 글로벌 경기 침체, 재정 악화 등 어려운 경제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특히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룰라 당선인이 퇴임하던 2010년보다 30%가량 높은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인 대두, 석유 및 철광석의 가격은 세계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면서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