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록문화의 꽃’ 연구 성과 특별전 ‘왕의 책’ 297책 등 460여점… 오늘 개막
1659년 5월 승하한 효종의 장례를 기록한 ‘효종국장도감의궤’. 시신을 묘소로 옮겨 장사 지내고, 창경궁으로 돌아와 신주를 봉안하기까지 국왕 장례의 전 과정이 그림과 글로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외규장각 의궤(儀軌)’는 “조선 기록문화의 꽃”이라 불린다. 왕실 중요 행사의 모든 과정을 상세히 적은 공식 보고서로 정통성과 품위를 함께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 약탈당했다가 2011년 장기임대 형식으로 145년 만에 고국에 돌아와 더욱 소중하고 가치가 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의궤 귀환 뒤 10년 동안 연구한 성과를 선보이는 특별전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를 1일부터 개최한다. 하나의 거대한 보물창고처럼 꾸민 이번 전시는 2011년 파리국립도서관에서 귀환한 외규장각 의궤 297책 등 460여 점을 선보인다.
3부로 구성된 전시의 1부 ‘왕의 책, 외규장각 의궤’에서는 왕에게 올렸던 ‘어람용(御覽用) 의궤’가 지닌 품격을 소개했다. 의궤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서책으로서도 ‘장인의 걸작’이라 할 수 있다. 당대 최고의 기술을 가진 장인들이 최고의 재료로 일반 서책에서 보기 힘든 고급 장황(글, 그림에 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를 발라 꾸미는 것)을 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9일까지 한다. 3000∼5000원. 다만 외규장각 의궤 반환을 이끌었던 고 박병선 박사(1923∼2011)를 기리는 뜻에서 기일(11월 23일)이 있는 주인 11월 21일부터 27일까지는 무료 관람을 실시한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