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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 비극 내몬 150억 원대 사기범에 ‘징역 10년’

입력 | 2022-11-01 09:51:00

광주지방법원. 사진=광주지방법원 제공


투자 사기에 당한 피해자가 자식을 살해하는 상황을 초래한 150억 원대 사기범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김혜선 부장판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51)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4년 6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피해자 10명으로부터 무기명 채권, 어음 거래 투자사기로 1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들은 A 씨 자녀의 학교 교사와 학부모, 같은 아파트 주민, 봉사 모임 관계자 등 모두 지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피해자들에게 매월 3%에서 8%의 높은 이자를 약속하며 투자를 권장하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는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제때 지급하면서 더 많은 돈을 빌리는 수법으로 한 명당 최대 50억 에서 60억 원을 받아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B 씨는 사기 사실을 인지하고 20대와 10대인 두 딸을 숨지게 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상당수 피해자가 A 씨의 요구대로 주변으로부터 돈을 빌려 건네면서 재산 대부분을 잃고 큰 채무를 부담하게 됐다”면서 “한 피해자는 A 씨의 범행이 드러나자 충격을 받고 절망한 나머지 딸들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는 피해자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피해를 줬다. 가족 관계가 파탄 나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면서 “피해자 일부에게 100억 원 가까운 돈을 이자 명목으로 지급한 점과 피해자 한 명과 합의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