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가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최근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국민 사과의 뜻을 표했다.
심 전 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8년 전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 생명우선 안전사회로 거듭나겠다며 모든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그러나 그 다짐은 가짜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각할수록 참담하고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다시 한번 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단장지애의 고통을 겪고 계실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사고 경위와 원인분석이 먼저라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만 그 어떤 경위가 추가되더라도, 이번 참사가 미리 예견된 대규모 군중의 밀도를 관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전 대표는 “10만 이상의, 그것도 가슴 뜨거운 청년들의 참여가 예상되는 축제인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비상계획)도 심지어 지방정부의 상황실조차 부재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정부란 무엇이고, 시민의 삶과 안전을 위해 존재해야 할 행정은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심 전 대표는 “이유가 어떻든 시민 다수가 모였다면 신고유무와 관계없이 그곳에서부터 행정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용산구와 서울시, 그리고 정부는 안일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스스로 시민들의 안전관리 책임을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 상처를 위로하고 무한책임을 이야기해도 모자랄 때, ‘경찰을 미리 배치했더라도 참사를 못 피한다’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만 봐도 그렇다. 우리가 이번 참사를 두고 정쟁으로 치닫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정책책임자들의 후진적 인식에는 단호히 맞서야 한다. 장관의 이런 발언이 또 다른 참사를 잉태한 소극적이고 후진적인 행정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BTS 부산 콘서트와 비교하며 “당시 5만5000명이 운집했지만 안전요원은 2700여 명이 배치됐다. 이번 이태원에서도 같은 수준의 조치가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태”라며 “불가항력을 따지는 것도 필요한 사전 예방조치를 철저히 강구한 이후에 말할 수 있는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지난 사흘 동안 참사 소식을 접한 시민 여러분도 트라우마가 크리라 생각한다. 또 많은 시민분들께서 슬픔과 분노로 시민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제 국가의 안전개념이 국가의 보위를 넘어 시민의 안전과 일상의 안전까지 확대되는 적극적 개념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위험을 적극 관리하도록 전반적인 정책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