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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한 ‘7차 유행’ 특징 넷…“안도할 구석 있지만 걱정도 많다”

입력 | 2022-11-01 10:59:00

18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검진을 하고 있다. 2022.10.18/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46일 만에 5만명을 넘어서면서 7차 유행이 현실이 됐다.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시기인 데다 백신이나 감염에 의한 면역력도 떨어지는 시기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7차 유행은 백신과 치료제 등 방역 의료 체계로 대응만 잘한다면 앞서 겪어온 유행들과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이번 유행은 △확산 속도와 유행 규모 △주도 변이 △국민 면역 수준 △개량(2가) 백신 등장 등 4가지 측면에서 이전 유행들과 다른 면모를 보일 전망이다.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만8379명으로 9월 16일(5만1848명) 이후 46일 만에 5만명대에 진입했다. 1주일 전(25일) 4만3742명보다 1만4637명(33.5%) 증가해 1.3배 수준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1주일 전 대비 확진자’는 최근 1.3~1.4배 수준에서 7차 유행 초입으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6월 1만명 밑에서 저점을 형성한 뒤 7월 들어 순식간에 1주일만에 두배씩 확진자가 불어나는 ‘주간 더블링’이 수주간 지속됐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증가 속도다.

이날 확진자는 2주전(3만3221명)에 비해서도 2배에 미치지 않고 있다. 이번 7차 유행의 정점이 6차 때 정점 18만여명보다 높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7차 유행을 주도할 변이의 양상도 과거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앞서 5차 유행(오미크론 대유행) 때는 오미크론 BA.2 변이가 높은 전파력으로 급속도로 점유율을 높이며 확산됐고, 6차 유행에서는 BA.5 변이의 위력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BA.5가 점차 비중을 줄이며 쇠락하는 가운데 뚜렷하게 치고 나오는 변이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우세종 가능성이 있는 변이는 BQ.1, BQ.1.1이 꼽히지만 아직 한 자릿수 비중에 불과하다. 10월 셋째주(16일~22일) BA.5 검출률은 87.6%로 떨어졌고 BQ.1, BQ.1.1의 검출률은 전주 대비 4배 올랐음에도 도합 3.7%(각각 1.2%, 2.5%)에 그치고 있다. 이밖에 BF.7나 XBB 등 다른 변이들도 추이가 주목되는 등 여러 변이가 각자 어느 정도의 비중을 점유하는 식으로 유행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새 변이들이 기존 변이에 비해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이 뛰어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중증화·치명률 위험이 더 높아졌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아직 국내 2만~3만명의 확진자 중 BQ.1, BQ.1.1 등의 검출률은 1% 미만이지만, 이들 변이는 면역회피능력이 있고 전파력도 높아 철저히 관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8379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 News1

국민 면역 수준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시기에 맞이하는 유행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5차 유행) 당시 2월부터 5월 초까지 약 1600만명이 감염되면서 얻은 자연면역은 지난 6차 유행 때까지 국민 상당수에 유지됐으나, 현재는 앞서 6차 때 두 달여간 600만명 정도만 감염된 상태라 자연면역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백신 접종에 의한 면역력도 약해진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상당수 국민은 올해 초까지 3차 접종만 마친 상태다. 이날 현재 4차 접종률은 인구 대비 14.7%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동절기 추가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정 단장은 “면역은 시간이 갈수록 닳아 없어지게 돼 있다. 제때 보강을 해야 한다”며 “최근 동절기 예방접종률이 매우 낮아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전 유행과 달리 현재 더 효과가 좋은 백신들이 도입됐다는 점도 과거 유행 때와 다른 특징이다.

코로나19 초기 우한주는 물론 현재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들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된 ‘2가 백신’들이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각각 BA.1 기반 2가 백신과 BA.4/5 기반 2가 백신을 만들어 모두 4종이 개발돼 있고, 이 가운데 국내에 3종이 활용된다. 모더나 BA.4/5 백신만 현재 식약처에서 사전검토 중이다.

당국은 개량 백신 도입 효과를 위해 2가 백신 접종 대상을 감염 취약계층에서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고 활용하는 백신도 3종으로 늘렸다. 모더나 BA.1 백신은 당일 접종이 지금도 가능하며 예약 접종은 7일부터 이뤄진다. 화이자 BA.1 백신도 당일 접종과 예약 접종이 7일부터 가능하다. 이달 초 국내 도입되는 화이자 BA.4/5 백신은 당일 접종과 예약 접종이 모두 14일 각각 시작된다.

정 단장은 “자연면역이 인공면역보다 오래 지속되긴 하지만 원할 때 면역을 갖출 수 없으니 원하는 시기에 백신을 접종해 면역을 갖추는 게 더 합리적이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이라며 7차 유행에서 어떤 변이가 우세종이 되든 백신과 치료제는 여전히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