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은 그동안 국내 건설업체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권을 꾸준히 맴돌았고, 아파트 브랜드도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아왔다. 이번 흡수합병 배경과 앞으로의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 한화건설, ㈜한화 건설부문으로 합병
/한화 건설부문 제공
㈜한화 건설부문은 이런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에 대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잠실 마이스 등 대규모 복합개발사업과 풍력, 수소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종합 건설회사”라며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포레나’로 대표되는 주택사업과 화공·발전 플랜트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합병을 통해 한층 안정화된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신용도 상승, 금융비용 감소, 영업력 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동력인 풍력발전, 수소에너지 등의 친환경사업 분야에서 부문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몸집을 키워 영업력을 높이고, 친환경 관련 인프라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이다.
● 한화건설, 20년 만의 친정복귀
20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게 된 한화건설은 그동안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굵직굵직한 건설 및 토목공사를 수행하고, 주택시장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한화 건설부문 누리집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1967년 태평양건설로 출발해 1988년 덕산토건으로 이름을 바꾼 뒤 1996년 ㈜한화에 건설부문으로 흡수 합병됐다. 이어 2002년 7월1일 ㈜한화에서 분리돼 ㈜한화건설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후 한화건설은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적잖은 족적을 남겼다. 국내에서는 서울역 민자역사(준공시기·2004년)과 경기 가평 제이드팰리스 골프장(2004년) 서울 송파구 잠실 갤러리아팰리스(2006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2007년) 울산신항만(2009년) 인천대교(2009년) 서울 청량리역 민자역사(2010년) 등과 같은 건설 및 토목공사를 진행했다.
해외에서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건설 중)와 세계 최대 규모의 돔공연장인 필리핀 아레나(2014년), 역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산 생산공장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움 우알 인산 프로젝트(2018년) 등을 수주해 준공했거나 건설공사를 진행해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한화건설은 2002년 홀로서기에 나섰을 때 32위에 머물렀던 시공능력평가순위(토건기준)를 2022년에 13위로 끌어올렸고, 시공능력평가액도 4243억 원에서 3조4473억 원으로 8배 이상 늘렸다. 매출액도 2003년 8603억 원에서 2021년에는 2조9513억 원으로 3배 이상 키웠다.
● 건설업계 판도에 적잖은 변화 예상
한편 이번 합병으로 건설업계에도 적잖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한화 건설부문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 이내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와 합병하면 시공능력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이다. 국토부가 건설업체의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력 ▲신인도 등 4개 부문을 평가해 매년 7월 말 발표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대규모 공사에 영향을 준다. 공사 발주자는 이를 바탕으로 입찰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민간도시정비사업 수주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일반적으로 재개발 재건축 조합에서 높은 순위의 건설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최근 몇 년 새 사세를 급격하게 키운 호반건설(11위)과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의 계열사인 DL건설(12위)에 밀리면서 13위로 내려앉았다. 한화건설은 두 업체보다 공사실적이나 기술력, 신인도 등에서는 앞섰지만 경영 평가에서 크게 밀렸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