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가 월드시리즈(WS) 진출을 확정지었던 지난달 24일, 질 바이든 여사(왼쪽)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델라웨어 자택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올 때 필라델피아 저지를 챙겨 입으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워싱턴=AP 뉴시스
다만 이번 방문이 단순히 필라델피아 응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향후 25년간 암환자 사망률을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 ‘암 문샷(혁신적 도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질 여사는 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4차전 관람을 택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10년 넘게 WS 4차전에서 암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5회를 마친 뒤 클리닝 타임 때 경기장의 모든 선수, 코칭스태프, 관중, 심판들까지 ‘나는 ○○○을 지지한다(I stand up for ○○○)’라는 카드에 각자 암으로 고통 받거나, 고통 받았던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적고 이들의 쾌유를 빈다. 질 여사 역시 이 행사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질 여사는 이번 MLB 포스트시즌 기간 필라델피아에 대한 애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지난달 24일 필라델피아가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에서 샌디에이고에 승리를 거두고 WS 진출을 확정했을 당시 델라웨어 자택에 머물다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던 질 여사는 패딩 점퍼 안에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챙겨 입고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질 여사는 뉴저지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유년기 대부분을 펜실베이니아 윌로 그로브에서 보냈다. 이 곳은 필라델피아 북부와 바로 인접한 도시다.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기금모금 행사에서 필라델피아의 스포츠 팀 활약에 대해 언급하다 자신이 신고 온 필라델피아 양말을 관중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CSPAN 영상 캡처
지난달 29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기금모금 행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필라델피아를 너무 사랑해 필리 걸과 결혼했다”며 “오늘 (WS) 1차전이니 연설을 짧게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양복 바지를 걷어 올려 필라델피아 구단의 엠블런 ‘P’자가 새겨진 빨간 양말을 보여주며 관중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