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광주 희생자의 첫 발인이 치러진 1일 광주 광산구의 장례식장.
지난달 29일 이태원을 찾았다가 함께 변을 당한 단짝 친구들의 발인이 1시간 간격을 두고 이어졌다.
이날 오후 12시20분께 발인제를 치른 A(24·여)씨의 빈소 제단에는 정규직 전환·정식 발령 내용이 담긴 ‘사령장’이 올랐다.
지난 2월부터 전남 지역 모 은행 서울 지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A씨는 사내 정규직 전환 필기 시험 합격 통보를 받은 지 불과 하루 만인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삶을 마감했다.
은행에서는 A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기 위해 전날 사령장을 들고 빈소를 찾았다. 함께 일한 직원 수십명도 발인에 참석해 A씨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어머니가 흐느끼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자 아버지가 두 눈을 질끈 감고 “사랑한다 내 딸아”라고 외쳤다.
빈소를 떠나는 고인을 위해 국화로 양초를 끄는 과정에 어머니는 허리를 굽힌 채 통곡했다. 어머니는 “어떡해, 어떡해”라며 주저하다가 간신히 양초를 껐다.
한 시간여 뒤에는 A씨의 단짝인 B(24·여)씨의 발인이 치러졌다.
B씨의 발인에 참여한 지인·직장 동료 20여명은 빈소에서 생전 고인에게 다하지 못한 말들을 담아 편지를 써 내려갔다.
편지에는 ‘보고싶다’ ‘결코 잊지 않을게’ 등 고인을 추모하는 글들이 빼곡히 담겼다.
생전 유대가 깊었던 어머니는 발인 내내 쓰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다 부축을 받으면서 겨우 걸었다.
울음소리로 가득했던 발인이 끝나자 고인의 영정이 친오빠의 손에 들렸다. 가족과 직장 동료들은 운구되는 B씨의 관을 따라 흐느끼며 버스에 올랐다.
B씨는 지인·직장 동료들이 써준 편지와 함께 묻힐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주변 좁은 골목에서 사람들이 엉키면서 156명이 숨지고 152명이 다쳤다.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뒤 맞이하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광주 지역 희생자는 이들을 포함해 7명이다. 전남에서는 3명이 숨졌다.
[광주=뉴시스]